어느 가톨릭 수도자의 좌충우돌 세상사는 이야기
수확의 날에는.... 본문
제자들이 그분께 다가와
"밭의 가라지 비유를 저희에게 설명해 주십시오." 하고 청하였다.
"좋은 씨를 뿌리는 이는 사람의 아들이고, 밭은 세상이다.
그리고 좋은 씨는 하늘 나라의 자녀들이고
가라지들은 악한 자의 자녀들이며, 가라지를 뿌린 원수는 악마다.
그리고 수확 때는 세상 종말이고 일꾼들은 천사들이다......"
- 마태 13,36-43 '오늘의 복음말씀' 중에서
'톱나바퀴 같은 사회'
일본이란 나라는 잘 짜여진 시스템이 온 사회를 지탱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현실에 대해 별 기대도 없이, 미래에 대한 커다란 희망도 없는
주어진 현실에서 하루하루를 맞아들이는 삶.
시스템에 기대어 살다보니 그것이 무너졌을 때는 인간의 약함이 그대로 드러난다.
한국과 자살률 1,2위를 다투는 일본의 현실이다.
반면에, 한 가지 이슈에 전 사회가 들썩이는 한국.
60년 넘게 '불량국가'(?)를 머리에 이고서
매일매일의 위협 속에 어느덧 익숙해져 버린 사람과 사회,
삶과 죽음이 바로 옆에 공존하고 있으니 하루도 허투로 보낼 수 없다.
그래서인지 끊임없는 긴장 속에서도 신을 찾고, 종교에 희망을 건다.
하지만 일본의 전처를 그대로 밟아가는 한국,
일본이란 나라를 그렇게 싫어하면서도 그 사회구조를 잘도 닮아가고 있다.
돈, 성공, 경쟁, 좋은 대학, 의미와 가치 상실, 약육강식, 개인주의, 공동선 실종,
최근 엎치락뒤치락 끝에 일본을 따라잡은(?) 자살률 1위의 내용이다.
그동안 믿어왔던 잘 정비된 시스템이 하루 아침에 무너지는 체험,
'세상 종말'과 같았다는 일본의 '3.11 대지진'의 참혹함은
일본사람들에게도 '현실 넘어로' 눈을 돌리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아니, 그런 계기가 될 줄 알았다.
그래서 '왜?'라는 질문 속에 잃어버린 것들,
새로이 나아갈 바를 찾고 있는 줄 알았다.
그러나 치열하게 성찰하는 힘을 잃어버린 사회 속에서
불안한 현실을 하루빨리 탈출하고픈 그이들의 심정이란 것이
과거에로의 회귀와 같은 자민당연립정부에게로의 몰표로 드러남으로써
그이들의 불안을 이해하면서도
깊은 상처 속에 여전히 그 아픔을 살고 있는 국가들에 망언을 일삼고,
그런 극우적인 선동과 구호 속에서 '새로운 일본, 강한 일본'이라는 미명 아래
'평화헌법' 수정을 꺼내들어
'방어'의 개념이 아닌 '대동아'의 군국주의적인 향수를 전하는 정치가들에게
일본사람들의 미래와 나아갈 바를 너무도 쉽게 내맡기고 말았다는 느낌에
그이들이 지금 어떤 선택을 했고 그 결과 어떻게 드러나게 될지 걱정스러울 뿐이다.
겨우 돌아보게 된 '왜?'라는 질문 속에서
치열함 없이(?) 힘 안들이고 쉽게 휩쓸려가는 그이들의 모습에서
여전히 세상이라는 밭에서는 '악의 힘'도 맹렬히 작용하고 있음을,
그에따라 하느님의 성령도 치열하게 활동하고 계심을 새삼 알아 듣게 된다.
부디 그이들의 염원이 엄마아빠이신 하느님의 뜻과 일치하기를....
주님, 지혜를 청하오니 당신의 뜻을 알아 듣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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