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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톨릭 수도자의 좌충우돌 세상사는 이야기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죽기까지 사랑하라는 가르침 본문

매일의 양식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죽기까지 사랑하라는 가르침

해피제제 2013. 8. 8. 09:16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 마태 16,13-23 '오늘의 복음말씀' 중에서

 

 

첫 학기를 무사히 마쳤다 싶더니

곧 이어 실시된 계절학기로 분주한 일주일을 보냈다.

 

서품신학에 필요한 '고해성사'과목이 필요한 신학생들을 위해서

로마 그레고리안 대학의 교수신부님이 당신의 방학 일정을 조정해

이곳 일본 죠치대학까지 출강하고 계신 것이다.

 

아침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일주일간 집중적으로 치러지는 '고해성사' 수업은

'실전(?)'을 방불케할 정도로 이런저런 복잡한 사연들이 대부분이다.

가르치는 신부님이 직접 고해자가 되고 신학생들이 성사를 주는 식으로

매 순간 사연들에 귀를 기울이면서 포인트를 잡기 위해 애를 쓰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점차로 미궁에 빠지는 듯한 기분은 나 뿐만은 아닌 듯 싶다.

 

신학생들의 포인트는 고백자의 사연이 '죄'인지, 아닌지에 초점을 두게 되고

그것을 판단하여 사죄경과 어떤 보속을 주어야 하는가에 가있었다.

그러다보니 교수님으로부터 자주 꾸중 아닌 꾸중을 듣게 된다.

 

'죄'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더 본질적인 것을 잊는 다는 이야기다.

즉, 고해자들이 '어떤 마음'으로 고해소까지 찾아 왔는지를 먼저 생각하기를...

대부분의 신자분들은 '죄'가 아닌 것들로 죄라고 생각하며

고민하고, 머뭇거리고, 용서받지 못할 것으로 두려워 하기도 한다.

그런 마음까지도 이해하라는 가르침이다.

 

무거운 마음을 안고 돌아온 탕자를

맨발로 달려가서 맞아들이는 그 아버지의 마음으로 얼싸안고,

입을 맞추고, 좋은 옷으로 입히고, 반지를 끼우고,

잔치를 베루며, 온전히 '다시 살아옴' 자체로 '기뻐하는'....,

 

'자식'이 아닌 '종'으로 써달라는 그 부끄러운 마음까지도

귀를 기울여 달라는 가르침이다.

그 아버지의 마음으로 귀를 기울인다면

이 땅에서 용서받지 못할 '죄'는 있겠지만

하느님의 고해소에서 용서받지 못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는 가르침이다.

죄는 죄고, 사람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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