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가톨릭 수도자의 좌충우돌 세상사는 이야기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냥 쉬기의 어려움 본문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냥 쉬기의 어려움
세상에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
아니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앉아 있기'가 이렇게 어려운 것인지를
참으로 오랜만에 경험하게 되었다.
세상에!
책도, 컴퓨터도, 인터넷도, 글쓰기도, 어떤 생산적인(?) 행위 없이
느긋하게 볕을 쬐며 한가로움을 즐긴다는 것이
나에게는 왜 이리도 어색한 것일까?
설사 '일광욕'을 할 때 일지라도 늘 전쟁을 치르듯
그 작은 나라에서는 맹렬히 계획을 세우면서 다녀오지 않았던가!
오히려 '피서 후유증' 이라는 말이 일상어가 될 정도로
여름 휴가를 다녀 오면 오히려 더 피곤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이렇게 조용한 정원 잔디 위에서 선탠의 와식 의자를 길게 펴고
따사로운 볕에 몸을 맡기며 우유자적 정오 한 낮의 여유를 만끽 하는 것,
이런 호사가(?) 이곳 유럽에서는 당연하 듯 가능하다.
엑토르(스페인)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런 삶이 가능한 것에 신기해 했다.
나는 한 번도 '아무 것도 안 하고' 그냥 멍 때리며 시간을 보내 본 적이 없다고...
그이는 내게 그냥 이 시간을 즐기라, 쉬라 한다.
이처럼 나와 같은, 쉴 수 없는 이들을 위해 엑토르의 말을 전한다.
'그냥 지금 이 시간을 즐겨라. 쉬어라'
'매일의 양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순례자들의 코골이 대응법 (0) | 2019.08.02 |
---|---|
어세오세요! (0) | 2019.08.02 |
벌거 벗은 임금님 (0) | 2019.08.02 |
앞서 간 순례자에 대한 고마움 (0) | 2019.08.02 |
까미노 순례를 하는 이유 (0) | 2019.08.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