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가톨릭 수도자의 좌충우돌 세상사는 이야기
아주 고요해졌다. 본문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셨다.
그러자 아주 고요해졌다.
- 마태 8,26b
지난 여름 방문했던 관서지방의 나가츠카 예수회 공동체는
히로시마 시내가 내려다 보이는 곳에 위치해 있다.
잦은 지진 때문에 높은 건물이 많지 않은 일본이기에
공동체가 산 중턱에 위치한 관계로 평야처럼 펼쳐진 히로시마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멋진 풍광에 연신 감탄하는 나를 보고 안내를 해 주던 일본인(?) 수사님은
지금 보다 더한 50년대 중반 쯤에는 히로시마 역까지 내려다 보였다며
추억 가득한 어조로 감탄을 거든다.
선교사로서 태어난 곳 보다도 더한 세월을 이국 땅에 살면서
이제는 고국의 가족도 하나 둘 하늘나라로 떠나고
친구들 역시 스페인 보다 일본에 더 많다며
마지막에는 나가츠가의 예수회 공동체 무덤에 묻혔으면 좋겠다며
반짝이는 얼굴이 히로시마의 푸른 하늘을 닮았다.
지척의 히로시마 시내의 시끌벅적함과 활기참 속에서
고요함과 여유로움을 간직한 나가츠가 예수회 공동체와 무덤가를 거닐면서
문득 오늘의 기도에 그 하늘과 고요함이 찾아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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