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가톨릭 수도자의 좌충우돌 세상사는 이야기
"울 오빠요!" 본문
복음말씀
나는 너희를 친구라고 불렀다.
단상
어느 시골 공소에 오랜만에 신부님이 찾았다.
오랫동안 세례 받기를 희망하던 분들이 있어 일주일 특별 교리 과외가 실시되었고
드디어 세례식 당일이 되었다.
비록 단기간 교리 특강이었지만 규칙상 한 가지씩 질문을 드리기로 하고
지도 신부님이 한 명씩 교리에 대해서 물었다.
모두가 쉬운 질문이라 대답을 척척 해댄다.
마지막으로 80이 넘으신 할머니께 가장 쉬운 걸 질문했다.
"할머니 예수님이 누구신가요?"
그런데 할머니가 그만 정답(?)을 까먹고 말았다.
그러자 신부님께서는 다시금 정중하게 물었다.
"할머니 잘 생각해 보세요. 예수님이 누구죠?"
그러나 역시 당황한 할머니는 얼굴이 사색이 되어서 답을 하지 못했다
덩달아 지도 신부님 역시 '쉬운 질문'인 줄 알고 마땅히 답을 하겠거니 했지만
이렇게 답을 못하고 어쩔줄 모르는 할머니 앞에서 신부님은 더 당황을 하게 되었고
재차 질문을 했지만 이미 땅만 바라보고 있는 할머니께 더 묻지 못하다가
'더 자세히 한번 생각해 보세요' 하고 물었다.
그러자 한참이나 골똘히 생각하던 그 할머니의 대답에 온 성당이 떠나갈 듯 웃고 말았다.
할머니는 한참동안 생각하다가 "울 오빠요!"라고 대답했다.
모두가 웃고 말았지만 신부님도 난처한 기색을 보이며
모든 사람들 앞에서 '예수님도 누군지' 모르는 할머니께 세례를 줄 수도 없는 노릇으로
결국 그 할머니는 세례를 받지 못했다.
세례식이 끝나고 마음이 다친 할머니는 방문을 틀어 잠그고 문밖 출입도 하지 않는다.
해서 어느 날 공소 회장님이 할머니 방문을 두드리며 물었다.
"할머니 왜 그때 신부님 질문에 예수님을 '울 오빠'라고 했나요?"
그러자 할머니가 대답하신다.
"내가 미쳤지유, 무신 영광을 보것다고 그랬는지 모르것구만요.
기냥 나이도 묵었고 인자 천당가문 좋겄다 싶어서 그렸는디...
지가 괜헌일을 배렸네요"
"글고 그날은 신부님이 '잘 생각해 보러'해서 한참 생각혀 봤더니
예수님도 하느님 보고 '아부지'라고 허고
지도 하느님 비러 '아부지'라 하니 그러코롬 촌수를 따져보니
2000살이나 더 묵은 예수님이 저보다 한참 '오래비'가 아닌게유
해서 기냥 '울 오빠'라 했네유"
공소 회장님은 할머니 말씀을 듣고 그랬단다.
"할머니 그렇게 엄청난 빽을 '오빠'로 뒀는디
그깟 세례 못 받았으면 어때요.
나중에 할머니 오래비인 '예수님'이 다 봐줄 텐데
괜한 걱정 마시고 오빠에게 잘 부탁해 보세요.
그리고 아빠인 하느님께서 다 봐주실테니 그것도 걱정 마세요."
순박한 할머니에게는 또 그냥 그렇게 하느님이 '진짜' 아빠로
예수님은 '진짜' 오래비로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었나 싶다.
누가 이분에게 세례를 받지 못했다며 구원 없음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 어제 지방에 다녀오느라 이제서야 올립니다. ^^
나는 너희를 친구라고 불렀다.
단상
어느 시골 공소에 오랜만에 신부님이 찾았다.
오랫동안 세례 받기를 희망하던 분들이 있어 일주일 특별 교리 과외가 실시되었고
드디어 세례식 당일이 되었다.
비록 단기간 교리 특강이었지만 규칙상 한 가지씩 질문을 드리기로 하고
지도 신부님이 한 명씩 교리에 대해서 물었다.
모두가 쉬운 질문이라 대답을 척척 해댄다.
마지막으로 80이 넘으신 할머니께 가장 쉬운 걸 질문했다.
"할머니 예수님이 누구신가요?"
그런데 할머니가 그만 정답(?)을 까먹고 말았다.
그러자 신부님께서는 다시금 정중하게 물었다.
"할머니 잘 생각해 보세요. 예수님이 누구죠?"
그러나 역시 당황한 할머니는 얼굴이 사색이 되어서 답을 하지 못했다
덩달아 지도 신부님 역시 '쉬운 질문'인 줄 알고 마땅히 답을 하겠거니 했지만
이렇게 답을 못하고 어쩔줄 모르는 할머니 앞에서 신부님은 더 당황을 하게 되었고
재차 질문을 했지만 이미 땅만 바라보고 있는 할머니께 더 묻지 못하다가
'더 자세히 한번 생각해 보세요' 하고 물었다.
그러자 한참이나 골똘히 생각하던 그 할머니의 대답에 온 성당이 떠나갈 듯 웃고 말았다.
할머니는 한참동안 생각하다가 "울 오빠요!"라고 대답했다.
모두가 웃고 말았지만 신부님도 난처한 기색을 보이며
모든 사람들 앞에서 '예수님도 누군지' 모르는 할머니께 세례를 줄 수도 없는 노릇으로
결국 그 할머니는 세례를 받지 못했다.
세례식이 끝나고 마음이 다친 할머니는 방문을 틀어 잠그고 문밖 출입도 하지 않는다.
해서 어느 날 공소 회장님이 할머니 방문을 두드리며 물었다.
"할머니 왜 그때 신부님 질문에 예수님을 '울 오빠'라고 했나요?"
그러자 할머니가 대답하신다.
"내가 미쳤지유, 무신 영광을 보것다고 그랬는지 모르것구만요.
기냥 나이도 묵었고 인자 천당가문 좋겄다 싶어서 그렸는디...
지가 괜헌일을 배렸네요"
"글고 그날은 신부님이 '잘 생각해 보러'해서 한참 생각혀 봤더니
예수님도 하느님 보고 '아부지'라고 허고
지도 하느님 비러 '아부지'라 하니 그러코롬 촌수를 따져보니
2000살이나 더 묵은 예수님이 저보다 한참 '오래비'가 아닌게유
해서 기냥 '울 오빠'라 했네유"
공소 회장님은 할머니 말씀을 듣고 그랬단다.
"할머니 그렇게 엄청난 빽을 '오빠'로 뒀는디
그깟 세례 못 받았으면 어때요.
나중에 할머니 오래비인 '예수님'이 다 봐줄 텐데
괜한 걱정 마시고 오빠에게 잘 부탁해 보세요.
그리고 아빠인 하느님께서 다 봐주실테니 그것도 걱정 마세요."
순박한 할머니에게는 또 그냥 그렇게 하느님이 '진짜' 아빠로
예수님은 '진짜' 오래비로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었나 싶다.
누가 이분에게 세례를 받지 못했다며 구원 없음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 어제 지방에 다녀오느라 이제서야 올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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