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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톨릭 수도자의 좌충우돌 세상사는 이야기

하느님이 그대를 부르신다면... 본문

매일의 양식

하느님이 그대를 부르신다면...

해피제제 2019. 8. 6. 10:11

‘나를 따르라’ 하신 말씀 들었네. 나는 그 한 마디에 책상 위에 쌓인 황금이 빛을 잃어, 내 영혼은 이미 주를 따르고자 일어섰네. 그분이 따르라 명하시면 어느 누가 그대로 앉아있을 수 있겠는가?

 

 

하느님이 오늘 밤 그대를 부르신다면...

 

지난 밤 비행기를 타고 콩고로 떠난 두 명의 아프리카 출신의 수사님들이

오늘 아침 미사에 나타나서 모두가 깜짝 놀랐다.

 

사연인 즉슨, 2일 오전 0 5분 비행기를 예약했는데

해당 ‘2’ 0 5분 비행기에 맞추어 공항에 나갔기 때문이다.

하루 앞서 1일 오후 10시쯤에 공항에 도착해서

날이 바뀌는 2일 오전 0 5분 비행기에 탑승했어야 했는데 말이다.

 

오랜만에 고국 방문 기회를 수사님들은 그렇게 어이 없이 놓쳐 버렸다.

다행히 이틀 후 다른 비행기 편으로 출발 하였으니

수사님들의 이 에피소드는 앞으로 길이 길이 수도원 내에서 웃음으로 회자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늘 이렇게 비싼 값을 치르면서 늘 무엇인가를 배우곤 한다.

그래 보인다.

 

모두가 한 바탕 웃고 나서, 나는 두 수사님들에게 

오늘 복음에 대해서 짓궃은 질문을 하였다.

 

수사님들, 오늘 이렇게 우여곡절을 겪고 또 비행기 표를 다시 예약해서

내일 밤 0 5분에 콩고로 출발을 하게 될텐데

만약 오늘 밤에 하느님이 꿈 속에 나타나셔서

오늘의 복음 말씀 처럼

클라우디앙아! 무카디야! 내가 오늘 밤 너희를 데려가겠다.

그러니 가족들을 위해 준비한 그 선물들이랑 여행 가방을 놔 두고

어서 나를 따라 오너라?’ 라고 수사님들을 부르시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라고

 

오늘 복음 말씀에서는 이스라엘의 한 부자가

자기가 수확한 곡식과 재산이 너무 많고 창고에 더 저장할 여유 공간이 없어서

지금 있던 작은 창고를 부수고 더 큰 창고를 지어 그의 수확한 것들을 쟁여 놓고

몇 년 간을 먹고, 마시고, 즐길 계획을 모두 세워 둔다.

그런데 그 밤 하느님께서 그 부자에게 나타나 이르신다.

이 어리석은 사람아, 오늘 밤 내가 너를 데려 가겠다라고 갑자기 그러시니

성경에서 전하고자 하는 바는 분명하다.

 

예수님이 다시금 풀어 설명 하시는 것 처럼,

이 땅에 재물을 쌓지 말고, 하느님 나라에,

주 하느님 아버지를 찬미하고, 네 형제를 네 몸 처럼 사랑하라

그 분의 계명을 지키며 하늘 나라에 재물을 쌓아 두라는 가르침이다.   

 

내 질문에 클라우디앙 수사님이 이렇게 대답합니다.

 

안 돼요. 안 돼요. 하느님!

저는 내일 밤 비행기를 타고 집에도 가야 되고,

사랑하는 가족들과 친구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그 후에는 중간 실습도 가야 하고, 신학 공부를 해서 신부님도 되고 싶습니다.

또 저는 예수회원으로서 당신의 더 큰 영광을 위해 살아가고 싶습니다.

그러니 지금 당장은 힘들고,

100년 후쯤 저를 데려 가시면 안 되겠습니까라고 합니다.

 

‘1000년도 하루와 같은 하느님의 시간인지라

100년쯤은 능히 기다려 주시지 않으시겠냐며 말입니다.

 

우리 모두는 또 한 바탕 웃었습니다.

클라우디앙 수사님의 대답이 곧 우리 모두의 대답과 별반 다르지 않아서 일 것 입니다.

지금 당장은 좀 그렇고 한 80, 100년 후쯤 하늘 나라에 가면 안 되겠습니까?’ 라는

 

그러면서 저는 그날의 강론자로서

우리들의 당연한(?) 대답과는 조금은 다른 대답을

우리 형제 수도자들에게 요구해 봅니다.

 

세관에 앉아 있던 마태오가 예수님이 나를 따르라라고 부르시자

그 돈주머니를 버려 두고 !’ 라고 대답하며 예수님을 따라 나섰듯이

! 주님, 제가 아직 하고 싶고 되고 싶은 것도 많지만

지금 당신이 저를 오라 하시니

제가 지금 당신과 함께 하늘 나라로 가겠습니다.’ 라고

 

그럴 수 있기를 나의 하느님 그 분께 청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