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   2024/11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Tags
more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어느 가톨릭 수도자의 좌충우돌 세상사는 이야기

한 공간에서의 공동 생활 본문

매일의 양식

한 공간에서의 공동 생활

해피제제 2019. 8. 3. 09:44

 

한 공간에서의 공동 생활

 

누군가와 벽 없이 한 공간에서 잠을 자본 것이 얼마 만인가

그것도 남녀노소 구분 없이 말이다.

특히 까미노에서의 이런저런 냄새와 소리와 각기 다른 잠버릇들의 향연 속에서

참으로 낯선 경험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면서 괜한 상상도 해 가며 이리저리 뒤척여 보기도 한다.

 

한 공간에서 낯선 이들과의 잠은 종종 소리에 민감하게 만든다.

혼자서야 어떤 잠 버릇이든 누가 뭐라 할 이도 없겠으나

타인과의 공동 공간 사용은 그이들 각자의 코골이, 뒤척임, 진동, 숨소리 등 등

덕분에 나 역시 몇 번이고 이르게 잠을 깨야 했다.

 

소리 뿐일까.

각각의 인간의 냄새는 물론 옆 축사의 소와 말 그리고 그이들의 똥 냄새까지

나는 몇날 밤들을 그렇게 깨어났는지 모른다.

그리고 그 잠 깸 덕분에 이렇게 하루를 돌아보고, 성찰을 하고,

그이들에게 나의 하느님 그분의 축복을 더하며 감사를 드린다.

 

그이들의 고단한 여정에 잠만이라도 편히 잘 수 있기를

이 밤 잠 못이루며 뒤척이는 모든 이에게 그분의 축복을 빈다.

 

(네그레이라 알베르게에서의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