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가톨릭 수도자의 좌충우돌 세상사는 이야기
Camino Primitivo 2: San Juan de Villapañada > Espina 본문
둘째날은 아침부터 비가 오기 시작했다.
보통 까미노 쁘리미티보 이틑날은 Grado에서 Salas까지 걷지만
나는 어제 그라도를 지나 San Juan Villapañada의 알베르게에서 머물렀기에 Bodenaya까지 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보데나야의 알베르게에 자리가 없던 관계로 4킬로미터를 더 가 Espina의 사립 알베르게에서 머물렀다.
어제와 비슷하게 오늘도 거의 30킬로미터를 걸었다.
참고로 시에서 운영하는 알베르게는 숙박료가 5-6유로로 굉장히 싼 편이다.
게다가 다음날 순례를 위해 대체로 밤 10시에는 자동적으로 불이 꺼지거나 문이 잠가진다.
이렇게 싸고 관리가 되고 있기에 몇십일을 걷게 되는 순례자들이 선호하는 편이고
또한 시립 알베르게는 마을에 한 곳 뿐이기에 가장 먼저 순례자들로 채워진다.
반면에 사립 알베르게는 대체로 10-12유로를 지불해야 하며 역시 깨끗한 편이다.
결국 오늘은 사립 알베르게로 가야했다.
# 까미노 도중에 여러 유적지들이 있었다.
그러나 2킬로미터, 5백미터 다른 길로 빠지는 것이 그토록 부담이 될 줄은 몰랐다.
그러면서 나름의 핑계를 대기는,
'그 유적이 그 유적 같아서...' 라는 나름의 합리화였다.
멋진 로마 시대의 '돌다리'가, 거대한 '폭포'가, 고풍스런 '수도원'이 있었지만
이런 나름의 합리화를 속삭이며 그냥 지나쳤다.
속 마음을 들여다보니 그만큼 걸어가서 또 되돌아서 와야하는 거리의 부담이 더 컸었다.
오늘 도착해야 하는 알베르게가 있는데 굳이 곁 길로 더 걸을 필요가 있을까 라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게다가 흥미를 돋구는 것이 아니라면 더 관심을 두지 않기에...
그러면서 순례 중인 내 몸 상태를 더 살폈다.
역시 그런 것일까? 나는 계속 나에게 더 관심을 두고 살고 있는 걸까?
누군가 '겸손'은 '내 자신에게 조금 덜 관심을 두는 것'이라고도 했는데
나는 '내가 살기에 바쁘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여전히 '덜' 겸손한 것일까 싶기도 하고...
'주님! 제가 더 겸손해 질 수 있도록 제 처지에 조금 덜 관심을 두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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