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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톨릭 수도자의 좌충우돌 세상사는 이야기

Camino Primitivo 7: Fonsagrada > Castroverde 본문

세상에게 말걸기

Camino Primitivo 7: Fonsagrada > Castroverde

해피제제 2019. 8. 2. 06:17

계속 함께 순례를 했던 파우와 프란과 맥주를 마시며 알베르게에서 스파게티를 요리중이다

 

칠일째, 목적지는 Castroverde.

 

국가와 시에서 운영하는 시설은 항상 깨끗했다. 특히 이곳 카스트로베르데의 알베르게는 넓어서 더 좋았다.

 

Lugo 멋진 대성당도 있고 거리가 많다고 해서 그곳에서 머물 목적으로 오늘은 걸었다.

아마 까미노 순례 가장 많이 걸었던 날이 아니었을까?

 

프란, 파우와 함께 장을 보고 토마토 스파게티를 만들어 먹었다.

남자 셋이 요리를 하며 맥주를 나누고 그렇게  수다를 떠는 순간이 왜이리 행복한지...

  

낮에 잠깐 배낭을 내려 놓고 순례자들과 맥주 나누었다.

그곳에서 한국인이라며 반갑게 인사한 니키를 이곳 알베르게에서 다시 만났고,

늦은 1030분까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유럽 청년들과는 달리 한국의 순례자들은 무엇인가

인생의 새로운 계기 혹은 결심그리고 생각을 하기 위해까미노 순례를 나서는 하다.

늦게까지 니키와 나눈 대화들이 그이의 삶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있기를….

나의 하느님 그분의 축복을 빌어 본다.

 

모니카를 혼자 놔둔 것이 마음에 걸린다. 내일 루고의 여정이 마지막이라는데

 

 

# 단상

 

'제가 잘 하고 있는 것인가요?'

 

처음으로 한국사람 순례자를 만났다. ‘니키’ 라는 이름이다.

그런 그녀가 '이렇게 힘들고, 두렵고, 불안하고, 온 몸이 아픈데

제가 까미노를 잘 하고 있는 걸까요?' 라고 묻는다.

 

그래서 나는 '잘 하고 있다'고 대답해 주었다.

우리집이 아니기에, 내가 익숙한 곳이 아니기에, 집 앞에 있는 슈퍼에 가는 것이 아니기에,

내가 잘 알고 있는 내 삶 터가 아니기에, 지금 이렇게 낯설고 불안하고 아픈 것이

당연히 ‘잘 하고 있다는 증거’ 라고 말해 준다.

 

그래 보인다.

무엇이든지 '처음' 시도할 때 우리는 늘 불안하고, 두렵고, 아프다.

그리고 잘 하지 못하고 실수했던 것은 당연했다.

 

예를 들어,

자전거를 처음부터 잘 탔던 것은 아니었다.

무수히 넘어졌고, 깨졌고, 다쳤다.

그렇게 까진 곳이 또 까지고 딱정이가 더해지면서

우리는 능숙하게 페달을 밟고 내가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었다.

그렇게 자전거 타기를 포기하지 않았기에

상쾌한 바람을 맞으며 온 길을 내 달릴 수 있었다.

 

이렇듯 우리는 많은 실패와 고통과 크고 작은 시행착오들을 통해서

무엇인가 새로운 것들을 내 몸에 새길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만큼 온 몸에는 생채기들을 훈장처럼 가지게 되었다.

 

그러니 당연히, 지금 낯설고, 두렵고, 걱정되고, 어색하고, 온 몸이 아픈 니키는

잘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집 앞 나에게 익숙한 슈퍼를 가는 것이 아니다.

까미노 라는 수백킬로미터의 미지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까미노 순레를 함께 걸었던 파우, 프란, 모니카

 

 

 

 

 

 

 

 

 

 

 

 

 

 

 

 

 

 

 

 

 

카스트로베르데 알베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