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가톨릭 수도자의 좌충우돌 세상사는 이야기
내가 지금 행복한 이유 본문
내가 지금 행복한 이유
니키가 또 다시, '행복하세요?' 라고 묻는다.
그래서 나는 '행복하다' 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이 '행복'은, 나의 온 삶이 녹아있는 '행복'이라고 덧붙인다.
나의 힘듦, 나의 두려움, 나의 실패, 나의 불안, 나의 의심, 나의 걱정 등이 더해진,
그래서 나의 기쁨, 나의 눈물, 나의 꿈, 나의 사랑, 나의 희생, 나의 만족 등이 녹아 있는
바로 이 모든 것들이 조화로운 그런 '행복' 말이다.
그리고 나는 지금 '행복하다'
매일 25-30킬로미터 육체적으로 힘든 까미노 순례이지만
이 길을 함께 걷는 멋진 친구들이 있고,
아름다운 산과 들, 꽃과 나무, 눈이 예쁜 소들과 말들이 있고,
따듯한 카페라떼와 달달한 크로와쌍이 있고,
변덕스런 날씨에 지친 몸이지만 쉬어 갈 알베르게가 있고,
오후에 친구들과 함께 나누는 휴식과 시원한 맥주가 있고,
‘메뉴 데 디아’ 스페인 북부 지방의 오늘의 메뉴가 있고,
마지막 목적지이자 우리들의 꿈인 ‘산티아고’가 있고,
그리고 이 길을 또 함께 걸어 주시는 나의 하느님이 계신다.
그러니 내가 지금, 여기서, 오늘 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래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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