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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톨릭 수도자의 좌충우돌 세상사는 이야기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 본문

매일의 양식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

해피제제 2019. 5. 27. 16:14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

 

한창 예쁜 사랑을 하는 연인이 있었다. 하루는 여자가 남자에게 물었다.

 

 “자기야! 왜 나를 사랑해?

 

남자 왈

 

“글쎄, 나도 잘 모르겠는데, 무언가 특별한 이유가 있어야 사랑하나? 그냥 사랑하는 거지”

 

 

그래보입니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은 ‘그냥, 어쩐지, 글쎄’와 같이 희미해 보입니다.

그렇지만 이런 ‘희미한’ 이유들  때문에 누군가를 좋아할 수 있는 것은 아닐까요?

 

만약 남자가 아주 분명하게 ‘당신의 친절함이, 멋진 매너가, 직장이, 집안이

능력이, 외모가 예뻐서 좋아한다.’라면 오히려 불완전한 이유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남자의 대답대로 그러한 구체적인 것들로 그 여자를 좋아하고 사랑했다면

여인의 외모가, 매너가, 직장이, 집안이, 능력이 사라질 때,

상대방에 대한 ‘사랑’ 역시 사라지고 마는 것일까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왜 나를 사랑해?라고 계속해서 묻게 되면

“글세.. 머랄까, 그냥! 그런 것은 말로 표현할 수 있는 게 아니야”라며

말끝을 잇지 못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그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 무엇’, 서로가 반했다는 것입니다.

‘그 무엇’에 사로잡혔고‘그 무엇’에 공감하기에, 서로를 깊이 사랑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냥 좋아, 좋은 걸 어떻게 말로 표현해”처럼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는 이유도,

바로 이러한 ‘말 못할 이유들’ 때문이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이런 이유들로, 주일 아침, 더 자고 싶은 유혹을 떨치고 일어나,

세수를 하고, 아침 식사를 하고, 말끔히 옷을 갈아 입고,

하느님이 계신 성당으로 발걸음을 향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사랑함이란 이런 마음들이 모여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복음말씀에서는 그런 '어쩐지, 그냥'과 같은 하느님의 지극한 사랑을

예수님께서는 네 번이나 다른 말로 전하고 계십니다.

 

첫째, “내 아버지께서 너희를 사랑하시고, 너희가 아버지에게 가서 그분과 함께 살것이다.”

둘째, “보호자 성령께서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시고 내가 너희에게 말한 것을 기억하게 해 주실 것이다.”

셋째, “나는 너희에게 평화를 남긴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준다.”

넷째, “’나는 갔다가 너희에게 돌아온다고 한 내 말을 너희는 들었다.” (요한 14,23-29)

 

아버지 하느님 역시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를, ‘그냥사랑한다 싶니다.

 

그런 마음이 잘 표현된 시인의 마음 하나 나눕니다.

 

 

그냥 좋은것 / 원태연

 

그냥 좋은 것이

가장 좋은 것입니다.

어디가 좋고 무엇이 마음에 들면

언제나 같을 수는 없는 사람

어느 순간 식상해질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냥 좋은 것이

가장 좋은 것입니다.

특별히 끌리는 부분도 없을수는 없겠지만

때문에 그가 좋은것이 아니라

그가 좋아 부분이 좋은것 입니다.

그냥 좋은 것이 그저 좋은 것입니다

 

 

저도 시인의 마음과 닮기를,

그럴 수 있기를 청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