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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톨릭 수도자의 좌충우돌 세상사는 이야기

실수도 괜찮아 본문

매일의 양식

실수도 괜찮아

해피제제 2012. 1. 28. 09:36

1독서

다윗이 나탄에게 “내가 주님께 죄를 지었소.” 하고 고백하였다.


복음말씀

그때에 거센 돌풍이 일어 물결이 배 안으로 들이쳐서,
물이 배에 거의 가득 차게 되었다.
그런데도 예수님께서는 고물에서 베개를 베고 주무시고 계셨다.


단상

일본어 학원을 다니면서 새로이(?) 알게 된 것이 있으니,
내가 ‘실수’에 무척이나 약하다는 것이다.
물론 진즉부터 알고 있었지만 쉽게 체험되는 것이 아니라,
실은 평소에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조심조심 신경을 많이 쓰고
혹은 주위를 두루두루 살피면서 사는 성격인지라...
그래서인지 가끔씩 신경성 두통으로 땅콩 집어 먹듯이 약을 먹기도 하지만,
아무튼 아무리 예습을 하고 복습을 하더라도 모국어가 아닌 이상 실수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
그러면서도 그때마다 반응하는 모습이 사뭇 흥미롭기까지 하다.

처음에는 ‘대인배’ 다운 면모 다 어디로 사라졌는지
‘이크’, ‘아뿔싸’, ‘에구’ 등 등 입으로 하는 단발마를 비롯해서
몸의 반응 역시 움찔하고, 허걱대며 ‘이런 새가슴 같으니라고’ 하며 인정하지 않으려다가
계속해서 반복되는 모습에 역시나 ‘나는 새가슴이구나’ 라고 두손두발 들고 말았으니
이래저래 알아듣게 되는 것이 많다.

‘빈틈없이 완벽하게’ 라는 모토(?)아래 이제껏 살아왔으니
신경을 많이 쓰며 사는 내 모습이며,
예상치 않은 실수들에(몸은 ‘실패’라고 생각하고 있는지) 허둥대는 내 모습이
또한 그렇게 낯설고 신기하기까지 하다.
요즈음 학원을 다니면서 매일같이 바라보는 모습이다.

좀 더 당(?)하고 보면 아무리 철저히 준비한단들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것들이 있음을 이 허둥대는 몸도 알아듣겠지,
맨날 맡겨 두고 산다고 노래를 부르던 나 역시
여전히 전적으로 맡겨두지 못하는 삶임을 깨닫겠지,
그러니 또 이렇게 하루를 돌아보게 하면서
부단히 내 자신을 살피고 하느님 앞에 나 앉아 있을 수 있도록 초대하시는 것이겠지.

매일같이 허둥대는 모습이 낯설게 다가오면서도
그 모습이 ‘재밌어 죽겠다’는 원어민 선생님과 클래스 친구들의 웃음들이
왠지 더 친근해 보이는 것은 내 기분만은 아니겠지,
그이들도 겉모습(?)과 다르게 허둥대는 내 모습에서
더 인간적인 어떤 것들을 느끼는 것일테지,
왠지 그래 보인다.

오늘은 고물에 누워 혼자만 평안해 보이는 모습에
흔들대는 삶에서 하느님 당신의 '온유함'을 닮게 해 달라 청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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