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가톨릭 수도자의 좌충우돌 세상사는 이야기
아마쿠사(天草)순례- 예수회 수련원과 콜레지오가 있던 곳 본문
지난 해 7월1일부터 한국과 일본의 급속한 관계악화로
일본 나가사키로 순례를 오는 한국인들이 줄더니
급기야는 양국 간 왕래가 금지되었다.
순례객들을 안내하며 생업을 이어가던 관광업 종사자들은 물론
나가사키에서 10여년간 한일 양국 교회의 다리를 잇던 성심시녀회 수녀님들도 사도직감?이 줄어 들었다.
이제나저제나 왕래가 재개되기를 희망하던 그분들에게
업친데덮친 격으로 일본에서 3월부터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코로나19로 인해
더더욱 앞 날의 상황에 불확실성을 더하더니
얼마 전 태풍 10호 하이선은 끝내 수녀님들을 일시 귀국하게 만들었다.
순례객들을 알음알음 나가사키 교회의 성지와 순교지로 안내하며
그분들의 고만고만한 사례로 사도직을 이어오다가
최근 1년간의 사정으로 다른 관광업 종사자들과 마찬가지로 수입이 0 '제로'가 되더니
태풍 하이선이 그나마 손수 경작하던 산비탈 밭을 전부 헤집어 놓고 말았다.
처음부터 다시 심고 가꾸어 먹거리를 내기에는 그동안의 힘겨움과 불확실성이 언제까지 일지 모르니
한국 총원에서도 숙고 끝에 세 분 수녀님 모두가 일시 귀국길에 오르기로 결정 했단다.
나역시 어느덧 1년을 훌쩍 한국 순례객들이 찾지 않는 '26성인기념관'에 근무하면서
그래도 가끔씩 수녀원으로 초대를 해 주셔서
한국말로 미사도 봉헌하고 고백성사도 듣고 맛 난 한국음식에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이제는 며칠전 동기 신부님과의 통화에서 들었던
'지금 나가사키에서 아무 일도 없이 천하의 땡보직을 하고 있는 형욱이...' 라는 부러움(?) 섞인 말처럼
하루 열서넛 방문객들을 위해 기념관 문을 열어 두면서
수녀님들까지 떠난다고 하니 내 마음도 덩달아 요동이다.
최근 수녀님들과 함께 이곳저곳으로 순례를 다니면서
무척이나 세세히 설명해 준다 했더니 혹시 이번 귀국길을 숙고하고 있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이것저것 배운 것이 많으니 수녀님들의 가르침과 노하우에 감사를 드리며
'일시적인 귀국'이라 하신 것 처럼 하루 빨리 한일 간의 왕래와 코로나19 치료제가 개발되어
다시금 나가사키 여러 순교 성지에 한국인 순례객들이 방문하고
떠나갔던 수녀님들도 돌아와 그분들을 섬기는 사도직을 계속 이어갈 수 있기를 기도해 본다.
그럴 수 있기를 나의 하느님 그분께 청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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