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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톨릭 수도자의 좌충우돌 세상사는 이야기

'친일파'와 '지한파'의 차이 본문

세상에게 말걸기

'친일파'와 '지한파'의 차이

해피제제 2019. 9. 13. 11:38

 

 

친일파지한파의 차이

 

 

오랜만에 머물고 있는 신학원 공동체에서

가끔씩 수도원으로 봉사를 오시는 근처 신자분의 급 고백(?)을 듣게 되었다.

 

신부님? 저는 처음에 다른 수사님들이 사비오 신부님을

친일파신부님이라고 이야기해서 조금 좋지 않은 감정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라고 한다.

 

수도회 입회 동기이자 나를 너무도 잘 알고 있는 형제 수사님이

자매님이 봉사 나가시는 신학원 공동체에 살고 있고

동기 신부님은 내가 일본에 대해 조금이라도 옹호(?)라도 할라치면

이 친일파야!’ 라는 표현을 쓰곤 했는데

나를 한 번도 만난 적도 없고 내 삶의 괘적을 전혀 알지 못하는 봉사 자매님에게는

내 동기 신부님의 농담처럼 부르는 그 표현이

오죽 친일적이면 동기 신부님 마저 그 신부님을 친일파라고 부를까라며

하느님을 섬기는 수사신부님이 절대 거짓말을 할리가 없지라고

굳게 믿고 있는 신자분들이기에

동기 신부님의 친일파라는 표현을 듣고

봉사 자매님 역시 나에 대해 처음부터 별로 좋은 감정은 아니었다라는 고백이다.

 

예수회 한국관구에 소속되어 있으나 신학공부며 사도직을 일본관구에서 하고 있고,

게다가 우리 일본…’이라며 커밍아웃(?)을 하고 말았으니

이렇게 친일파라고 불려지는 것도 이해가 가는 일이다.

해서 그런 말을 들을 때면 나도 덩달아 웃어 넘기곤 한다.  

실제로도 일본과 일본 사람들, 특히 일본에 살고 있는 신자분들에 대한

애잔함을 가지고 있으니 사람들을 미워할 수가 없다.

누군가의 말처럼 자세히 보고, 오래 알면미워할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지 않은가!

 

그렇게 또 오랜만에 만난 선배 신부님에게 이런 이야기를 전했더니

신부님은 정색을 하며 내가 친일파가 아니라고 적극 옹호(?)의 말을 해 주신다.

 

형욱아, 니가 어째서 친일파?

아니지, 정확하게 말해서 너는 지한파에 해당하지.

왜냐하면 너는 이미 일본으로 넘어갔잖아.”

 

선배 신부님 말인즉슨,

나는 이미 소속을 예수회 한국관구에서 일본관구로 옮기는 중이고

앞으로도 일본에서 사도직을 하며 그곳에서 선교사로 살아가기로 결정을 했으니

말 그대로 한국인(한국소속)으로서 일본을 좋아하는 친일파가 아니라

일본인(일본소속)으로서 한국을 좋아하는 친한파,

일본식 표현으로 지한파가 타당하다는 말이다.

 

참으로 예수회원스러운(?)’ 명쾌한 해석이 아닐 수가 없다.

그렇게 또 우리는 서로를 보며 크게 웃고 말았다.

나도 선배 신부님의 정확한 해석에 맞장구를 치며 감탄을 했었다.

그리고 앞으로는 내 동기 신부님이 나를 친일파라고 부르면

오늘 선배 신부님의 충고에 따라 정확히 불러 주도록 정정을 요청해야 하겠다.

 

형님! 나는 이미 한국 것이 아니고 일본 것이니 지한파라고 불러 주세요 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