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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톨릭 수도자의 좌충우돌 세상사는 이야기
1독서 다른 어떤 사람이 육적인 것을 신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나는 더욱 그렇습니다. 여드레 만에 할례를 받은 나는 이스라엘 민족 벤야민 지파 출신이고, 히브리 사람에게서 태어난 히브리 사람이며, 율법으로 말하면 바리사이입니다. 열성으로 말하면 교회를 박해하던 사람이었고, 율법에 따른 의로움으로 말하면 흠잡을 데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나에게 이롭던 것들을, 나는 그리스도 때문에 모두 해로운 것으로 여기게 되었습니다. 복음말씀 "저 사람은 죄인들을 받아들이고, 또 그들과 함께 음식을 먹는군" 하고 투덜거렸다. 단상 히폴리투스, 테르툴리아누스, 노바티우스, 오리게네스 노에투스, 시벨리우스, 에우스타티누스, 아타나시우스 마르켈루스, 도나투스, 아리우스, 발렌티우스 등 등 초대 교회의 엄청난 교부들..
2005년 수도회에 함께 입회한 동기 수사님들과 박정환 알렉스 신부님은 올해 서품을 받았다. 대학원 후배(?)였지만 지금은 수도회 선배로 중국미션을 준비중이다. 서품식이 있고 얼마 후 인천 답동 주교좌 성당에서 첫 미사를 가졌다. 예수회 후원회원들을 위한 감사 미사 봉헌 자리였다. 미사가 끝난 후 친구같은 박 신부님이 당신의 깨복쟁이 친구 한 분을 소개시켜 주었다. 바쁜 중에 모든 사람을 챙길 수 없는 처지라 내 전직이 은행원임을 알고 축하하기 위해 찾아온 친구가 수출입은행에 다닌다며 좋은 인연이 될 것 같으니 이야기 나눠보라 한다. 자신의 친구를 잘 대접하라는 뜻이리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오랫동안 궁금한 물음이었는지 '수도생활의 삶'에 대해 물어온다. 행복한지, 외롭지는 않는지, 걱정은 없는..
1독서 그러므로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여러분 자신의 구원을 위하여 힘쓰십시오. 하느님은 당신 호의에 따라 여러분 안에서 활동하시어, 의지를 일으키시고 그것을 실천하게도 하시는 분이십니다. 복음말씀 너희 가운데에서 누구든지 자기 소유를 다 버리지 않으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단상 상담센터 이사를 두고 관구본부와 입장이 달랐다. 서로 자신의 관점에서 받아들인 것들이 문제가 된 것이다. 물론 회의자료가 있어 그것을 통해 다시 이야기 해보지만 그 객관적인 사실 조차 이해자의 판단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고 있었다. 결국 서로 얼굴을 붉히며 언쟁이 되더니 서로에게 실망하고 만다. 사람의 일이란게 모두 선의를 가지고 시작된다. 그렇지만 그 선의 역시 내가 받아 들이고 이해할 수 있는 범주 안의 선의다. 내..
첫째미사 1독서 내가 기어이 뵙고자 하는 분, 내 눈은 다른 이가 아니라 바로 그분을 보리라. 2독서 형제 여러분,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받은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 마음에 부어졌기 때문입니다. 둘째미사 복음말씀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 정녕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 단상 10월의 마지막 날 즈음 어머니 기일이었다. 죽음에 대해서 특별할 것은 없지만 나는 그 날 어머니를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할머니 손에 키워졌던 터에 얼굴도 모르는 어머니는 늘 이상적인 모습이다. 마치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믿고 ..
지난 간밤에 입술 끝에 덧이 나기 시작하더니 아침 식사를 하기 위해 입을 벌렸을 때는 드디어 말썽을 부리기 시작했다. 덧난 곳이 터져버린 것이다. 슬그머니 본전(?) 생각이 올라온다. 그래서인지 곱지 않은 말이 나갔다. "덧난 곳이 찢어졌네" 아침 식탁이 썰렁하니 말이 없다. 안그래도 어제부터 살짝이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하더니 심상치 않은 이 말 앞에서 아무런 내색없이 식사를 하던 동료 수사님이 말을 잇지 못한다. 내가 생각해도 좀 치사해 보이기는 하다. 무심코 내뱉은 말이지만 이 말은 날카로움이 묻어있다. '다 너 때문이야야 니가 쉬는 날에 공동체에 손님들을 왕창 초대하는 바람에 어제 하루종일 그 뒷치닥거리를 해야해서 내 입술이 터져버린 거야'라는 뾰족한 말이다. 사정은 이랬다. 이제 막 이주노동사도직..
1독서 "저 사람들은 큰 환난을 겪어 낸 사람들이다. 저들은 어린양의 피로 자기들의 긴 겉옷을 깨끗이 빨아 희게 하였다." 2독서 "사랑하는 여러분 … 우리가 어떻게 될지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 그분께서 나타나시면 우리도 그분처럼 되리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분을 있는 그대로 뵙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분께 희망을 두는 사람은 모두, 그리스도께서 순결하신 것처럼 자신도 순결하게 합니다. 복음말씀 그분께서 앉으시자, 제자들이 그분께 다가왔다. "행복하여라 … 기뻐하고 즐거워 하여라. 너희가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크다." 단상 초대교회 역사에서 그리스도교는 두번의 큰 박해를 경험한다. 한번은 64년 네로황제 재임시 로마에서 였고 두번째는 120-130년 사이의 도미티아누스 황제 시절이었다. 요한묵시..
자캐오를 바라보고 있으면 괜히 기분이 좋다. 그의 오랜 외로움이 그렇고 그의 그리움이 그렇고 그의 순박함이 그렇다. 기뻐함을 감추지 못하는 그 천진함이 그렇고, 보이는 대로, 믿는 대로 예수님을 마주함이 그렇다. 그는 그렇게 예수님을 만났다. 예수님은 자캐오의 스프링같은 탄성을 믿어 주었고, 기다려 주었다. 누군가를 일으켜 세우는 것은 훌륭한 강론이나 기술이 아니다. "내가 오늘 너의 집에 머물겠다"라는 사람에 대한 믿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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