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가톨릭 수도자의 좌충우돌 세상사는 이야기
씨앗 한 알 본문
어떤 것들은 길가에...
어떤 것들은 돌밭에...
어떤 것들은 가시덤불 속에...
어떤 것들은 좋은 땅에 떨어져 열매를 맺었는데...
- 마태 13,1-9 오늘의 말씀 중에서
씨 뿌리는 사람이 일부러 그럴 일은 없겠다 싶다.
애써 준비한 좋은 씨앗들을 부러 길가에,돌밭에,가시덤불 속에 던지지는 않으리라.
어느 볕 좋은 날에,
작년 수확후 묵혀둔 씨앗들을,
땀방울 송송이 맺힌 바램으로,
정성 가득히 담아 바람에 실어 보냈으리라.
좋은 열매를 맺으리라 한 염원으로 그리했으리라.
씨 뿌리는 그 순간에는
그이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것을 선택했으리라.
바람은 또 그것을
길가에, 돌밭에, 가시덤불 속에도 자리잡게 한다.
그러나 씨 뿌리던 그 마음은
내게 가장 좋은 소망으로 시작한 것이니
씨앗이 비록 열매를 맺지 못하고 사라졌다 한들
내 좋은 지향들이 쓸모 없었던 것은 아니리라.
내 안에 또 씨앗이 뿌려져
상처가 되고, 고됨이 되어, 아픔과 눈물로
그렇게 내 삶에서 나를 더 나답게 성장시켜주리라.
어느 수확의 계절,
달디 단 열매로 이 삶을 축복해 주리라.
그러니 어느 곳이라도, 내 원과 닿지 않게 떨어진 씨앗이라한들
내 하느님에게서는 열매 맺지 않고 사라지는 씨앗은 없어 보인다.
그래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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