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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톨릭 수도자의 좌충우돌 세상사는 이야기
고베 공동체에 방문한다하니 이웃의 교토와 오사카에도 들르라 하더이다. 그러면서도 교토의 '청수사;키요미즈테라' 역시도 강추하더이다. 일본이 자랑하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된 곳으로 세계 곳곳에서 온 관광객들로 만원이라 유유자적 시간을 보낼 수는 없었지만 대신에 그이들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더군요.
교토의 북서부쪽에 위치한 곳으로 금각사로 알려졌지요. 전부터 관광명소로 소개되어 있어서 꼭 한 번 들르고 싶었던 곳입니다. 역시나 세계 곳곳에서 온 관광객들이 엄청나더군요. 계절과 하루 일기 그리고 시간에 따라 그 아름다움이 달라 보인다고 하네요.
일본에와서 처음으로 혼자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교토'......다녀오기 전부터 얼마나 가보고픈 곳이었는지 모릅니다. 해서 올 여름방학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다녀오리라 생각했는데..... '기온'거리를 헤매며 엄청 다리품을 팔았습니다. 다른 유명한 곳도 많지만 낡고 오래된 것을 유독 좋아하는지라 제일 먼저 찾은 곳이 '기온거리'입니다. 그런데 저와 같은 생각인지 워낙 잘 알려진 곳이라선지 거리가 온통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한적한 거리일 것이라는 생각 착각도 이만저만한 것이 아닙니다. 다른 이들도 저만큼이나 이 거리를 품고 겨우 이곳까지 왔다는 데에 생각이 닿습니다. 그런 차에 복잡한 곳을 피하고자 좀더 후미진 곳들을 둘러 보았습니다. 역시나 그런 곳, 있더이다. 이런저런 레스토랑에 들어가면 모두 이마마한..
수요일은 수업이 없는 날이다. 해서 동갑내기 안토신부님과 점심식사를 함께하기로 했다. 해물을 좋아하는 우리이기에 새우와 조개, 오징어 등 해물 잔뜩 곁들인 스파게티를 만들어 보았다. 맛은 모르겠지만 보기에는 먹을 만해 보인다. 김치를 좋아하는 서로이기에 한 접시 먹음직스럽게 차려 놓고 혼자 흐믓해 했다. 그런데 안토신부님의 방으로 전화를 넣었더니 응답이 없다. 혹시 몰라 핸드폰으로 걸었다. 학교란다. 헐!!! 점심약속을 까맣게 잊었단다. 난리났네 난리났어! 성경말씀 한 구절이 휘익 스치고 지나간다. 문 밖에 나가 지나가는 아무나 붙들어 오고 싶은 심정이다. 암튼 그 넓은 식당에서 혼자 먹는 스파게티도 맛나더란 말이다. 혼자 한 접시를 다 비우고 남은 것에는 차마 어쩌지 못한채 '제발 먹어 주세요' 라고 ..
신학원 원장님과 수사님들- 카미사쿠지 수련원에서 “김さん(상), 커피 맛있네” . 아침 식탁에서 할아버지 신부님이 인사를 건넨다. 아무런 준비 없이 감사 인사를 받자니 순간 할 말을 잊고 허둥댄다. . “あっ、ありがとう(아! 감사)” . 평소라면 “ありがとうございます(감사합니다)” 라며 ‘높임말'을 사용했을텐데 그냥 친구에게 하듯이 응대를 하고만다. 그러면서도 잊지 않고 고마움을 표해주는 그 마음에 커피 향이 더욱 맛나 보인다. . 수도공동체 안에서 아침마다 커피를 내리던 또 다른 할아버지 신부님이 2달간의 일정으로 고국 방문길에 올랐다. 그러면서 내게 당신의 커피 소임을 부탁하고 떠나셨다. . 커피를 좋아하는 몇몇이 있지만 가끔 공동체를 비울 때면 다른 이보다는 꼭 내게 부탁을 해 온다. 그러니 그럴 ..
죠치대학교에서 공부 중인 다양한 국적의 수도성직자들 무사히 두 번째 세미나 발표가 끝나고 동시에 터지는 안도의 한숨에 이어 오늘은 좀 걸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맑았던 하늘이더니 새카맣게 구름에, 어느사이 비가 주룩주룩, 어쩔까 망설이다가 그냥 도서관으로 왔습니다. 오늘은 책 읽는 것은 그만하고(쑤~운 교과서만 붙잡고 씨름하고 있답니다) 마음을 돌아 보는 작업을 좀 해야겠다 싶습니다. . 최근(?) 좌충우돌 글쓰기도 공부에 쫓겨 그만 두었습니다. 하루가 멀다하게 몇년간을 매일같이, 별 내용도 없는 제 마음대로 잡글이지만 그래도 그 여백 위에 마음을 수놓고, 하느님의 뜻을 찾아 바지런을 떨었는데 지 살겠다고 내일도, 오늘도, 어제도 한 손엔 교과서, 한 손엔 사전을 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
主の霊が私の上におられる。貧しい人に福音を告げ知らせるために、主が私に油を注がれたからである。主が私を遣わされたのは、捕らわれている人に解放を、目の見えない人に視力の回復を告げ、圧迫されている人を自由にし、主の恵みの年を告げるためである。 - '설마'와 '역시'라는 공식 한국의 '대통령선거'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하게 전개 되고 있을 때, 일본에서 30여년을 살고 계신 신자 한 분이 내게 지지 후보를 물어 왔다. '정치'를 화제로 올려 젊은이건 어르신이건 별로 유쾌한 기억이 없던 나는, 그냥 사람 좋은 미소만 지어 보였다. 그런데 무엇이 그리 궁금하신지 계속되는 질문에 결국 더 도망가지 못하고 지지 후보를 밝혔다. 그러자 당장이라도 무엇인가를 말하려던 그분을 말리며 그 지지 이유로 "그 사람의 지위도, 정당도,..
'사쿠라'라는 일본말에 경끼를 일으키던 때가 있었는데 이제는 따뜻한 봄날 탐스럽게 핀 벗꽃이 자연스레 연상되는 건 조금은 더 일본삶에 익숙해진 듯 해 보입니다. 일본에서의 생활도 1년이 되었습니다. 여전히 알아듣지 못하는 말이 더 많고, ... 신문을 휙 하고 훑다가도 빽빽한 한자에 쳐다도 보기 싫을 정도랍니다. (그런데 공동체에서 신문배달 등 우편담당을 하고 있으니....) 전례 순번이 돌아 오면 전날 예습을 하지 않으면 안 되고, 저녁 성무일도 담당은 또 왜이렇게 빨리 돌아오는지... 글자 하나하나에 후리카나(발음표)를 달아 두는 것은 물론이요 아는 글자도 어떤 때는 생각나지 않아 순간 당황하기도 한답니다. 이건 뭐, 매 담당일 때마다 마음 속에서는 전쟁 아닌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그래도 매번 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