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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톨릭 수도자의 좌충우돌 세상사는 이야기

성목요일이 아닌 수난 화요일에 봉헌하는 성유축성미사와 사제성화의 날 행사 작년 9월 일본 나가사키 26성인기념관으로 파견 받아 처음 나가사키 교구의 성유축성미사에 참례 했다. 더불어 '사제성화의 날' 행사도 함께 진행되었다. '사제성화의 날' 미사는 1995년 3월 25일 교황 요한바오로 2세의 [사제들에게 보내는 성목요일 교황서한]에 의해서 사제들에게 '성덕의 봉사자들'이 되어야 할 의무를 상기할 것을 권고하였다. '새로운 복음화', '사제들의 착한 목자의 삶 증거', '모든 그리스도인의 성화' 촉구를 위하여 사제단 주교와의 일치, 사제직의 의미를 새롭게 되새기며 주교와 사제들의 미사 공동집전, 성체현시성시간, 그리고 금경축 축하 행사, 은퇴 사제들의 기억하는 행사 등이 함께 거행된다. 물론 수도원, ..

스페인에 머물고 있는 어느 선교사의 편지 성주간 월요일 (2010년 04월 06일) 기도의 향유 지금 스페인에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오늘 날짜로 135.032명이고, 사망자가 13.055명이나 됩니다. 미국 다음으로 세계 2위로 전염병이 각지에 퍼져 있습니다. 현재 스페인 전국은 4월 11일 (토)까지 국가 비상 사태 상황입니다. 지역 간의 이동이 금지 되어 있고, 아무 이유 없이 집밖으로 나오면 벌금을 물어야 합니다. 비상사태는 의회 인준이 있으면 4월 26일까지 2주간 더 연장될 듯 합니다. 마드리드에서는 사망자 85%가 병원에 갈 수 없어서 집에서 홀로 죽음을 맞이한다고 합니다. 노인들이 어린이들과 함께 있는 것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수도원에서 자동차로 20분 정도 떨어져 있는 작은 도시 ‘아스..

아무것도 아닌 '그 하찮은 것'에 의해 흔들리는 인류. 그리고 무너지는 사회…. 코로나 바이러스라 불리는 작은 미생물이 지구를 뒤집고 있다. 보이지 않는 어떤 것인 가가 나타나서는 자신의 법칙을 고집한다. 그것은 모든 것에 새로운 의문을 던지고 이미 안착된 규칙들을 다시 재 배치한다. 다르게… 새롭게… 서방의 강국들이 시리아, 리비아, 예멘에서 얻어내지 못한 (휴전, 전투 중지) 것들을 이 조그만 미생물은 해내었다. 알제리 군대가 못 막아내던 리프지역 시위에 종지부를 찍게 만들었다. 기업들이 못해내던 일도 해냈다. 세금 낮추기 혹은 면제, 무이자, 투자 기금 끌어오기, 전략적 원료 가격 낮추기 등…. 시위대와 조합들이 못 얻어낸 유류 가격 낮추기, 사회보장 강화 등등도 (프랑스 경우) 이 작은 미생물이 ..

빌 게이츠의 아름다운 성찰 “코로나19는 정녕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치는가?” 저는 세상의 모든 일에는 선이든 악이든 어떤 영적인 뜻이 있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저는 코로나19에 대해 명상을 하는 중에 코로나19가 정녕 우리에게 뭔가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이것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어졌습니다. 코로나19는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는 것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우리는 문화나 종교, 직업, 재정 상태 혹은 얼마나 유명한지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이 평등합니다. 이 바이러스는 어쩌면 우리가 마땅히 그래야 하는 것처럼 우리 모두를 평등하게 대합니다. 제 말이 믿기지 않으면 확진자인 할리우드 배우 톰 행크스에게 물어보십시오. 코로나19는 우리 모두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영향을 미치는..

인류를 위한 특별 기도와 축복, 2020년 3월 27일, 프란치스코 교황 “저녁이 되었다.”(마르 4,35) 이렇게 우리가 들은 복음은 시작됩니다. 몇 주 전부터 저녁이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짙은 어두움이 우리 광장과 길거리와 도시로 몰려들었고, 우리 삶을 벙어리가 되어버린 침묵과 황폐한 허무가로 사로잡아버렸습니다. 그건 지나가는 모든 곳을 마비시킵니다. 공기 중에 느껴지고, 몸짓으로 알 수 있고, 눈길로 말을 합니다. 우리는 두려움에 빠져 방황하게 되었습니다. 복음의 제자들이 예기치 못한 심한 거센 돌풍이 닥쳐와 놀랐던 것처럼 말입니다. 우리는 같은 배를 탄, 모두 연약하고, 길을 잃은 사람들이라는 것을 깨달았으며, 동시에 같이 노를 젓고, 모두가 서로 격려가 필요한 가련한 사람들이라는 중요하고 필요..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적은 이유 3월 16일 오전 9시 기준 일본(크루즈 포함) 코로나19 전체 확진자는 1520명, 전날 대비 추가 확진자는 34명으로 나타났다. 전날 대비 사망자는 2명 증가해 누적 사망자는 31명이다. 같은 날 한국은 확진자 8236명, 사망자 75명에 비하면 일본의 경우가 확진자도 사망자도 현저하게 낮다. 일본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의심자 전체 검사가 능사가 아니며 그래서 경미한 증상은 검사에서 제외하고 코로나19 증상이 확연히 드러날 경우만 검사를 실시해서 그렇단다. 일본 정부가 자복한 것 처럼 ‘경미한 증상’은 검사를 안해서 확진자가 적다고 치고 그럼에도 전염성이 강한 코로나19가 일본 국민들 사이에서 점점 확산되고 있다면 우리의 상식대로라면 코로나19 ‘사망자’..

화사한 빛을 띤 꽃들에 출근 길을 멈추고 사진기를 들이댔다. 매일 지나던 길인데 이 아이들은 언제 또 피어난 것일까. 건물과 건물, 바람 길에 놓여 있던 앙상한 나무인지라 이곳을 지날 때면 옷깃을 더 깊게 여미며 발걸음도 빨리했던 곳이다. 그러니 이들이 언제 얼굴을 내밀었는지 기억에도 없다. 유독 봄 날 같은 오늘, 어슬렁 어슬렁 기념관 앞 마당을 거닐러 오다가 무엇이 바쁜지 푸른 잎파리 하나 없이 눈송이 처럼 핀 연분홍의 꽃들이 신기하기만 했다. 화사한 벛꽃 나무인줄 알았다가 그 아래 명패를 확인했더니 '아몬드 나무'란다. 괜히 겸연쩍은 마음이다. 생긴 것은 이곳 니시자카 언덕의 지천에 깔린 벛꽃인데 이렇듯 제 고유의 이름을 지니고 있으니 더욱 미안스럽다.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았는지 기념관 직원이 "..

일본에서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창궐하면서 미사를 비롯한 모든 공식적인 행사가 중지되었다. 두 명의 예수회원 수사들 역시 각자 10년 이상의 양성을 받고 가족과 신자분들의 축하를 받으며 부제 서품식을 치룰 예정이었지만 동경 대교구의 방침에 따라 이냐시오 성당에서의 부제 서품식 역시 취소 되었다. 대신에 외부 초대자 없이 예수회원들만의 조촐한 부제품이 3월 7일 미키하임 예수회 신학원 경당에서 조용하게 치뤄졌다. 다행히 오현철 부제님은 부모님 대신에 남동생이 한국에서 참석했고 무라야마 부제님은 신학원 근처에 살고 계신 어머니가 자리를 함께 해 주셨다. 가족 중 아무도 참석할 수 없었다면 두 분 부제님에게는 조금은 쓸쓸한 서품식이 되었을텐데 어려운 시기에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비록 한 명씩의 가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