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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톨릭 수도자의 좌충우돌 세상사는 이야기
The apricot juice 얼마전 로마 예수회 본부에서 저널리스트로 사도직을 수행하고 계시는 안토니오 신부님이 죠치대학과 예수회 일본관구로 강연을 오셨다. 안토니오 신부님은 2013년 10월 프란치스코 교황님과 세 차례 인터뷰를 했고 그것을 'My door is always open'이라는 책으로 출판하였다. 아래는 강연의 일부 내용이다. '(교황님과의 세 차례)의 인터뷰가 끝나고 나는(안토니오 신부) 우리의 대화를 다시 듣고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어떤 부분은 몇 번이고 다시 들어야 했다. 그러면서 마치 보물을 발견하는 기쁨을 맛보기도 했다. 나는 테이프에 녹음한 것들을 문자화 했고, 그것들을 교황님께 보내드렸다. 교황님은 당신의 여가 시간 틈틈이 그것을 교정해 주셨다. 사실 교황님은 우리 둘이서..
May they all be one More and more people are becoming conscious that our God is not just a powerful Lord telling us to obey or be punished, but our God is family. Our God is three persons in love with each other; our God is communion. And this beautiful and loving God is calling us humans into this life of love. We are not alone; we are called together to drop barriers, to become vulnerable, to ..
아시아 청년대회에 참석하는 죠치대학교 학생들과의 첫 모임이 있었다. 6명의 재학생과 예수회 수사 둘 그리고 지도교수와 스텝 한분. 지도교수는 인솔 책임자로 구정모 신부님이시고 일본에서의 프로그램 준비자는 오치라는 예수회 일본관구 신학생이다 나야 이번 아시아청년대회가 한국에서 치러지는 관계로 곁다리로 참가하게 된 것인지 한국에서의 이동에 운전수 역할도 감지덕지랄까. 회의에 앞서 인적사항 리스트를 전해 받았다. 그리고 명단을 보는 순간 `헉`하는 이 기분이란.... 일행 중에 가장 많은 나이가 눈에 띄면서 내가 이렇게 나이를 먹었나 싶었다. 이제껏 성서모임이나 피정동반을 하면서도 보통 40-70대까지 연배가 있으신 분들과 함께해왔다. 그런터에 30대였던 나는 대부분의 그룹에서 아직 젊은 축에 속했던 것이다...
일본을 방문한 박신부님 가족들과 하코네를 다녀왔다. 도쿄에서 1시간 거리에 위치한 온천관광지로 한국사람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곳이다. 벗꽃이 만발한 4월은 일본 어디를 다녀도 핑크빛이 탐스럽게 펼쳐져 있다. 남(?)의 가족과의 여행은 처음이다. 박신부님 가족이 머무는 동안 카마쿠라며 아사쿠사 등 이곳저곳을 함께하면서 더우기 한 식탁에 둘러 앉아 밥을 나누고 잠을 자고 밤깊게 서로에게 귀를 기울이면서 가족의 한 사람으로 받아들여진 듯한 기분이다. 그러고보니 처음 가족들과 인사를 할 때도 박신부님의 어머니께서는 한 번 뵌적도 없는데 나를 덥썩 껴안으신다. 사람 손타는 것을 질색하는 나도, 어머니의 가림 없는 살가움에 몸을 맡겨둔다. 아들보다 더 아들스럽게 만나고 헤어질 때마다 한껏 포옹을 해대고, 길을 걸..
나가사키 시내 중심부에 위치한 나카마치성당 독서대에는 1사무엘 3,9절의 성구가 새겨져 있다. '주여! 말씀하십시요. 저희들이 듣고 있습니다.' 이 구절은 하느님께서 네번이나 헛탕(?)을 치고서야 겨우 사무엘에게서 들을 수 있었던 응답이었다. 그것도 스승인 엘리가 세번이나 잠을 깨운 사무엘의 '부르셨습니까?'라는 방해(?)에 생각이 닿아 엘리 역시 겨우 '하느님의 음성'임을 알아듣고 소년 사무엘에게 귀뜸을 해 준 것이다. 다음에 또 같은 소리가 들려오면 '主よ、お話し下さい。僕は聞いております。주님 말씀하십시요. 종이 듣고 있습니다.'라고 응답하기를... 나가사키에서 한달간 아루페먼쓰 실습을 하면서 미사에 참례하거나 신자들의 체험들을 나누어 받게 되면서 공통적으로 느꼈던 것이 그이들 마음과 일상생활 중심에는..
나가사키에 원폭이 떨어졌던 그날 나카이 타카시 박사는 나가사키 대학병원에서 근무 중이었다. 그리고 그날 타카시 박사는 친구들과 학생들 그리고 그의 사랑하는 아내까지 떠나 보내야 했다. 아내이 시신은 원폭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대신 옷자락에 항상 지니고 있던 로시라오가 녹아진 모습으로 아내의 흔적을 전부였다. 우라카미 성당 맞은 편에 지어진 그의 말년의 집은 뇨코도 '너 자신을 사랑하듯 너의 이웃을 사랑하라'는 성경 구절에서 따왔다. 그는 3년간 그렇게 투병생활을하며 평화와 사랑을 전하는 집필 활동에 마지막 생명을 걸었다. 그의 책 이곳저곳에는 그리스도의 사랑과 그 사랑으로 세상에 평화로울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그리고 그가 떠난 후 남게 될 두 자녀에게 미안함을 담아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
나루지마의 카케모리씨의 집에서 숙박을 했다. 무너진 집들의 돌들을 모아 손수 발품을 팔아 지은 집이다. 카쿠레키리스탄(박해시대의 잠복신자)의 후손인 카케모리씨는 이 섬에서 그리스도교를 연구하며 나가사키 교회 유적지를 세계문화유산등재를 위해 맹활약중이다. 집 내부도 미사를 드릴 수 있도록 제대를 비롯해 성구도 갖추어 두고 있다. 순례자들이 잠시 여장을 풀고 카쿠레키리스탄의 흔적들을 만날 수 있게 노력중이다. 카쿠레키리스탄 후손들의 이야기에는 아픔이 있고 자부심이 배어 있다. 근처의 에가미성당 역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성당이다. 지금은 한 달에 한 번 미사가 행해지고 있지만 바닷가 나무 숲 사이에 고요하게 자리잡고 있기에 순례자들 외에는 늘 그렇게 자리를 지킨다. 벗들과 함께하는 순례가 좋은 이유는 (수도..
오우라천주당, 산 중턱 나가사키 항구가 내려다 보이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 1870년대 파리외방선교사들이 서쪽의 26성인 순교지를 마주하게 동쪽 산 중턱에 지었다고 한다. 옆의 수도원은 한 때 막시밀리앙 콜베 신부님이 동료 수도자 700여명이 살았던 곳으로 수도원과 신학교 그리고 인쇄소 등 일터가 보존되어 있다. 과거에 주교좌 성당이기도 했다. 근처에는 콜베 기념관과 일본 근대화 과정에서 사카모토 료마와 관계를 맺었던 글로브 가문의 저택과 정원들이 보존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