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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톨릭 수도자의 좌충우돌 세상사는 이야기
루르드 성모동굴을 조성해 놓고 있는 이모치우라성당은 그런 이유 때문인지 순례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단다. 렌트카로 성당 순례를 하고 계시던 한 순례객의 모습에서 괜히 고마움이 일었던 이유란..... 순례중에 잠시 넋을 잃었던 섬 한 구석의 백사장 새하얀 백사장과 에메랄드빛의 바다란 바로 이런 빛깔인가 라며 차가운 바람에도 훌쩍 뛰어들고 싶을만큼 고운 빛깔이었다.
미즈노우라성당 바닷가 언덕 위의 새하얗고 푸른색의 성당이다. 수녀원도 바로 곁에 있어서 후쿠에지마의 발길 드문, 관광지로 변한 성당들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기둥 하나 없는 넓은 성당에 그저 부럽기만 하다. 100년 이상된 이런 성당들에 기도하는 이들이 많지 않기에 하루 종일 관광객들많이 기도하는 집을 찾고 있다. 쿠스하라성당 이곳은 또 얼마나 멋드러진 성당인가 사제관도 기와집으로 왠지모를 편안함이 있다. 그 위에는 유치원과 아이들이 뛰 놀 수 있는 넓은 운동장이 있어 이 작은 마을에 성당이 어떤 역할을 담당했는지 떠올릴 수 있었다. 모든 중심이 교회를 중심으로 하고 있으니 그저 부러울 수 밖에 하지만 이것도 모두 옛말, 이제는 사람도 신자들도 아이들도 사진 속에서만 뛰놀고 있다. 길 위에서 만난 '..
작은 언덕 위에 공소 한 곳 그림처럼 자리잡고 있다. 섬 곳곳에 교회라고 표시되어 있는 데 개중 어느 곳들은 이렇게 작은 공소다. 100년 된 성당이 아름답기도 하지만 이렇게 작은 공소도 잠깐 앉아 가기를 그렇게 조용히 신 앞에 머물러 있기를 말을 걸어 온다. 바닷가 근처에 또 그림 같은 공소 한 곳 발견했다. 이제는 순례객들만이 다녀가는 발길 뜸한 곳이 되었지만 내부가 바다를 닮은 온통 푸른색으로 맑고 향기롭다. 별 장식 없는 단순함이, 삐걱거리는 나무 의자의 소리마저 기도처럼 들린다.
아루페먼쓰 한달동안 나가사키 26성인 기념관에 머무르면서 초기 선교사들의 활동과 역사 그리고 예수회 영성 등에 관해 배웠다. 박물관장이신 렌조신부님께서 강의와 이곳저곳 현장 안내까지 손수 지도해 주셔서(8일피정까지도) 이곳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을 몇번이나 하게 된다. 후배들에게 좋은 것들을 나누어 주려는 모습에서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나가사키에서의 은총을 돌아보면, ... 첫째, '하느님을 중심에 두고 생활한다.' 그리스도교가 처음 전해진 나가사키 일대에는 400년 전통을 지닌 그리스도 신자들의 삶에서도 무엇인가가 발생하면 그 문제를 가지고 먼저 하느님 앞에 나앉아 귀를 기울이고 시작한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카쿠레키리스탄(잠복그리스도신자)이 250년을 숨어 살면서 사제나 선교사 없이 그이들 나름대..
“총장이 갖추어야 할 여러 가지 자질 가운데 첫째가는 것은 우리 주 하느님과 일치되어 있고 기도와 모든 활동에서 하느님과 친밀해야 하는 것이다.” (회헌 723) 예수회 회헌 제 9부에서는 총장과 그의 통솔에 대해서 다룬다. 특히 총장의 자질 부분에 대해서, 사람들은 회헌을 쓰신 성 이냐시오께서 생각하셨던 “이상적인” 예수회원의 모습을 서술하신 것이라 설명하기도 한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지난 4일간 한국을 방문한 총장님을 가까이에서 모시며, 그 설명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느꼈다. 왜냐면, 방문 기간 중 미사와 강연을 통해서도 많은 영감을 전해주셨지만, 나에게는 오히려 그분의 존재감 만으로도 그 사실을 이해하기에 이미 충분했기 때문이다. - 조인영신부님의 '이삭줍기'에서 퍼옴 예수회 한국관구에서는 '차..
우리는 "기도하는 방식도 배워야 한다." 우리가 어떤 사람을 '좋은 사람'이라고 말한다면 그 사람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미 선한 일을 하였기 때문이 아니라 모든 삶과 행동 안에서 자신의 선함이 증명되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어떤 사람을 '기도하는 사람'이라고 부른다면, 기회가 있을 때마다 기도가 임시변통의 수단이 아니라, 그의 모든 삶과 행동이 기도에 의해서 이루어졌을 때를 가리키는 말이다. 기도하며 사는 사람들의 얼굴은 기도에 의해 승화된 얼굴이고 따라서 그들을 만난다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다. - 크리스토프 쇤보른 추기경
대림 피정 강의가 있어서 원고를 손에 들고 조금 걸었더니 낯모를 대나무 숲에 닿았습니다. 바쁜 마음에 온통 피정 내용에 몰두해 있다가 신비스러운 곳에서 퍼뜩 정신이 들었습니다. 온통 마음을 뺏겨 다음에 올 때는 꼭 사진기를 들고 와야겠다는 생각에 오늘은 조금 일찍 나서서 학교 가는 길에 대나무 숲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세이부 가미사쿠지 역에서 내려 죠치대학교 캠퍼스 가는 길에 위치한 작은 대나무 숲이랍니다. 일본의(도쿄) 겨울은 이렇게 푸르름이 남아 있습니다.